배달 가던 오토바이 붙잡고 ’퀵 배송’ 의뢰
"터미널로 이동해 쇼핑백 경주로 부쳐달라고 해"
쇼핑백 열어봤더니…정체불명 ’흰색 가루’ 나와
길 가던 오토바이를 무작정 멈춰 세우고 이른바 '묻지마 퀵 배송'을 의뢰한 남성들을 경찰이 쫓고 있습니다.
남성들이 건넨 쇼핑백에는 다름 아닌 필로폰이 들어있었는데,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신종 마약 운반 수법입니다.
YTN이 범행 장면이 담긴 화면을 확보했습니다.
황보혜경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.
[기자]
지난 11일 낮, 서울 동대문구 골목길입니다.
대로변으로 나가려는 오토바이를 향해 한 남성이 손짓합니다.
멈춰선 오토바이 쪽으로 다가오는 또 다른 남성.
오토바이 운전자와 잠시 이야기를 나누더니, 승용차 문을 열고 무언가를 꺼내 듭니다.
음식 배달을 가던 오토바이 운전자 A 씨를 붙잡고, 다짜고짜 '퀵 배송'을 의뢰한 겁니다.
남성들은 이곳에 신호대기하고 있던 오토바이 운전자에게 테이프로 감긴 쇼핑백을 건넸습니다.
[A 씨 / 오토바이 운전자 : 건장한 남성이 저한테 오더니 혹시 아저씨 퀵도 하시냐고 물어보더라고요. 물건을 주는데 너무 허술해 보였어요.]
A 씨는 배송비 3만 원을 요구했고 이 남성들은 고속버스터미널로 이동해 쇼핑백을 경북 경주로 부쳐달라고 말했습니다.
이때 미심쩍은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.
[A 씨 / 오토바이 운전자 : 경주행 버스에다 이 물건을 싣고 송장을 문자로 보내달라고 하더라고요. 이걸 과연 3만 원 주고 빠르게 퀵으로 보낼 만 한 일인가? 그때부터 이상했어요.]
결국, 터미널에 도착한 뒤 A 씨는 쇼핑백을 열었고 흰색 가루가 있다는 사실에 깜짝 놀랐습니다.
[A 씨 / 오토바이 운전자 : 박스 테이핑도 허술해서 뜯어보니까 여자 속눈썹이 나왔어요. 그 안쪽에 하얀색 가루가 나왔던 거죠.]
간이 시약 검사 결과 흰색 가루는 필로폰 10g으로 확인됐습니다.
약속 장소에 마약을 숨겨두고 찾아가게 하는 이른바 '던지기 수법'이나 택배를 이용한 마약 운반은 있었지만 이처럼 '묻지마 퀵 배송'은 처음 알려졌습니다.
길 가던 사람 누구나 자신도 모르게 마약 운반책이 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.
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마약 정밀 검사를 의뢰하고, 퀵 배송을 맡긴 남성들의 뒤를 쫓고 있습니다.
YTN 황보혜경입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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